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 중 하나인 1987년, 그 해를 배경으로 한 영화 ‘1987’은 단순한 시대극을 넘어, 지금의 젊은 세대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안겨준다. 특히 대학생이라면 이 영화를 통해 저항의 의미, 민주화 운동의 실제,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시스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을 해볼 수 있다. 단순한 영화 감상이 아니라, 현재와 과거를 연결하는 통로로써 ‘1987’은 반드시 봐야 할 한국영화 중 하나다.
저항: 잊지 말아야 할 선택의 역사
1987년은 저항의 해였다. 영화 '1987'은 고문 끝에 숨진 박종철 열사의 사건을 시작으로, 그의 죽음을 은폐하려던 권력의 시도, 그리고 그것에 맞선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선택을 보여준다. 특히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저항은 단지 거창한 정치적 선언이 아니다. 진실을 알고도 침묵하지 않겠다는 선택, 위험을 무릅쓰고 진실을 알리려는 행동이 곧 저항이다. 대학생이라면 이 영화가 보여주는 저항의 진짜 의미에 주목해야 한다.
1980년대 당시 대학생들은 시대의 최전선에 있었다. 강의실보다 거리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던 학생들, 독재에 맞서 싸운 청춘의 용기, 그리고 그 선택이 모여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만들어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표현의 자유, 투표권, 시위의 자유는 그들이 감내한 폭력과 희생 위에 쌓여 있다.
대학생의 시선에서 바라본다면, '1987' 속 인물들은 단지 역사 속의 인물이 아니다. 바로 몇십 년 전, 지금의 나와 같은 또래였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고작 20대 초중반의 학생들이, 시대의 부조리에 맞서 싸우며 삶의 방향을 바꿨다. 저항은 특수한 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일상 속에서도 우리는 불의에 침묵할 것인가, 아니면 목소리를 낼 것인가라는 질문에 직면한다.
따라서 대학생들은 영화 '1987'을 통해 단지 과거를 보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나 자신에게 묻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지금 나는 어떤 저항을 하고 있는가? 부당한 현실에 침묵하지 않는가? 민주주의는 누군가 대신 지켜주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꾸준히 감시하고, 목소리를 내야 유지되는 제도다. 그런 점에서 '1987'은 오늘을 사는 대학생에게 가장 현실적이고 중요한 영화다.
시위: 민주주의를 움직인 거리의 힘
1987년의 시위는 단순한 집단 행동이 아니었다. 국민이 거리로 나서서 국가의 방향을 바꿨다는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영화 '1987'에서도 수많은 장면 속에 이 시위의 힘이 녹아 있다. 특히 학생들과 시민들이 서울 도심을 가득 메우는 장면은 단지 연출이 아니라 실제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것이다.
당시 시위는 대학생들이 주도했다. 연세대학교, 고려대학교, 서울대학교 등 주요 대학 캠퍼스에서는 매일같이 집회가 열렸고, 학생들은 경찰의 최루탄을 뚫고 거리로 나왔다. 이들이 내세운 구호는 단순한 정치 구호가 아니라, 정의와 진실을 요구하는 외침이었다. '호헌철폐, 독재타도'라는 문구는 지금까지도 민주화의 상징으로 기억된다.
대학생이 이 장면을 봐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지금의 대학생들은 '시위'를 과격하고 비생산적인 행위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영화 '1987'은 시위가 얼마나 강력하고 정당한 민주주의 도구였는지를 보여준다. 우리는 지금 당연하게 여기는 대통령 직선제, 언론 자유, 경찰 권력의 견제 등이 모두 거리에서 시작된 시민과 학생들의 요구로 이루어진 것이다.
시위는 단순한 감정 표출이 아니다. 집단적인 사고, 조직력, 그리고 공감이 모일 때 이루어지는 사회 변화의 핵심 도구다. 대학생들이 시위를 주도할 수 있었던 것은 지식과 젊음이 결합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젊음은 변화에 민감하고, 이상을 현실로 만들고자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시위를 통해 권력과 사회에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
영화 '1987'을 통해 대학생들은 시위에 대한 편견을 벗고, 민주주의가 어떻게 거리에서 완성됐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더 나아가, 지금의 우리도 정의롭지 못한 현실을 마주했을 때 어떤 목소리를 내야 하는지 고민해볼 수 있어야 한다.
현실감: 영화 너머의 실제 이야기
‘1987’이 강한 울림을 주는 이유는 바로 ‘현실감’이다. 이 영화는 단지 과거의 사건을 재현한 것이 아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실제 인물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사건의 전개 또한 대부분이 사실에 기반하고 있다.
대학생이 이 영화를 보면서 느껴야 할 현실감은, 바로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었다"는 충격에서 비롯된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은 정부의 조직적인 은폐 시도 속에서 언론과 개인들의 용기로 세상에 알려졌다. 그 과정은 영화적 극적인 연출이 아니라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이는 현실이 영화보다 훨씬 더 극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1987’ 속 인물들은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거대한 영웅이 아니라, 옳은 선택을 한 기자, 검사, 교도관, 학생들이 세상을 바꾸는 데 기여했다. 현실감은 여기에서 더욱 강하게 와닿는다. 지금의 우리도,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위치에 있다. 언론을 전공하는 대학생, 법조인을 꿈꾸는 학생, 혹은 아무런 정치적 성향이 없는 이들조차도, 중요한 순간에 옳은 선택을 한다면 사회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영화는 곳곳에서 관객이 '지금의 대한민국은 어떤가'라고 자문하게 만든다. 언론은 진실을 보도하고 있는가? 정부는 투명한가? 시민들은 여전히 사회에 관심을 갖고 있는가? 이러한 질문은 단지 영화 속에서 끝나지 않고, 관객의 삶으로 이어진다. 대학생은 비판적 사고를 통해 이 질문에 응답해야 하며, 이 현실감을 학문과 삶의 방향성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1987’은 과거의 기록물이 아니라, 현재를 비추는 거울과도 같은 작품이다. 대학생이라면 이 영화를 통해 우리 사회가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될 것이다. 그 현실감이 바로 ‘1987’을 꼭 봐야 하는 이유다.
영화 '1987'은 단순한 역사 영화가 아니다. 대학생이라면 반드시 마주해야 할 시대의 기록이며, 우리가 어떤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던져주는 작품이다. 저항, 시위, 그리고 그 속에 숨겨진 현실감은 오늘의 우리에게도 똑같이 필요한 가치다. 지금 이 시대의 대학생들이 ‘1987’을 통해 과거를 이해하고, 현재를 바꾸는 주체가 되길 바란다.